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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주는 나무'...기업가정신 국내일주

(인터넷에서 퍼온 어느 느티나무 사진)

내가 9살때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는 책을 보았다. 그때는 단순히 그 내용이 한 소년과 같이 성장하고 나이들어가는 친구역할을 해주는 둘의 인생을 다룬 동화라고 생각했다.
(그 동화에 나온 나무는 '사과나무'였지만, 필자는 느티나무를 더 좋아하기에...)

나이가 들고, 그 책을 다시 떠올려보았다. 어찌보면 그 책은 그런 좋은 친구를 두라는 의미를 담고있을 수도 있겠지만, 내 인생에 있어서, 그런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나의 아버지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틀전 아버지와 동네 호프집에서 술을 마시게 되었다. 그런 자리를 갖자고 먼저 제안한 것은 필자 본인이었고, 아버지께서는 즐거운 마음으로 동행해주셨다.

넉넉치 않은 집안형편, 아직 경제적 능력도 없는 필자. 아버지께서는 아침일찍 일을 나가셔야 했지만, 아들과의 간만에 갖는 긴 대화는 두시간을 훌쩍 넘길정도로 길게 이어졌다.

전국일주에 대한 필자의 생각과 앞으로의 삶의 방향을 말씀드릴때, 아낌없는 조언과 지원을 해주겠다고 말씀하셨다. 그 말씀만으로도 정말 큰 위안이 되었고, 힘이 되었다.
아버지께서는 지금까지 내가 모를 것이라 생각하는 부분까지 다 알고계셨다.
지극히 개인적인 것까지도 모두 지켜보고 계셨던 것이었다.

새삼 아버지라는 존재가 얼마나 컸었나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을 하게되었다.
철부지 아들이 조금씩 세상에 나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는 아들이 아버지께 무언가 해드려야 할 나이인데, 그러질 못해서 죄송합니다.
올바른 마음을 갖고 세상을 살아가는 그런 아들이 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갑자기 신해철의 '아버지와 나'라는 노래가 떠오른다.
단순히 나레이션을 읇은 것이지만 요즘 그 노래를 자주 듣는다...


'아버지와 나'
By N.EX.T

아주 오래 전 내가 올려다본 그의 어깨는 까마득한 산처럼 높았다
그는 젊고 정열이 있었고 야심에 불타고 있었다 나에게 그는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었다

내 키가 그보다 커진 것을 발견한 어느 날 나는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서서히 그가 나처럼 생각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이 험한 세상에서 내가 살아나갈 길은
강자가 되는 것뿐이라고 그는 얘기했다

난 창공을 나르는 새처럼 살 거라고 생각했다 내 두 발로 대지를
박차고 날아 올라 내 날개 밑으로 스치는 바람 사이로 세상을
보리라 맹세했다

내 남자로서의 생의 시작은 내 턱 밑의 수염이 나면서가 아니라
내 야망이 내 자유가 꿈틀거림을 느끼면서 이미 시작되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저기 걸어가는 사람을 보라 나의 아버지 혹은 당신의 아버지인가
가족에게 소외 받고 돈벌어 오는 자의 비애와 거대한 짐승의
시체처럼 껍질만 남은 권위의 이름을 짊어지고 비틀거린다
집안 어느 곳에서도 지금 그가 앉아 쉴 자리는 없다
이제 더 이상 그를 두려워하지 않는 아내와 다 커버린 자식들
앞에서 무너져 가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한 남은 방법이란
침묵뿐이다

우리의 아버지들은 아직 수줍다 그들은 다정하게 뺨을 부비며
말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었다 그를 흉보던 그 모든 일들을
이제 내가 하고 있다

스폰지에 잉크가 스며들 듯 그의 모습을 닮아 가는 나를 보며
이미 내가 어른들의 나이가 되었음을 느낀다 그러나 처음 둥지를
떠나는 어린 새처럼 나는 아직도 모든 것이 두렵다

언젠가 내가 가장이 된다는 것 내 아이들의 아버지가 된다는 것이
무섭다 이제야 그 의미를 알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누구에게도 그 두려움을 말해선 안 된다는 것이 가장 무섭다
이제 당신이 자유롭지 못했던 이유가 바로 나 였음을 알 것 같다

이제 나는 당신을 이해할 수 있다고 더 이상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오랜 후에 당신이 간 뒤에 내 아들을 바라보네 될 쯤에야
이루어질까 오늘밤 나는 몇 년 만에 골목길을 따라 당신을
마중 나갈 것이다 할 말은 길어진 그림자 뒤로 묻어둔 채 우리
두 사람은 세월 속으로 같이 걸어갈 것이다